번역 : 조동호 목사

로쉬 하샤나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유대인의 신년 정도로만 알고 있다. 실제로 로쉬 하샤나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된 또 상호 관련된 주제들로 요약된다.

유대인 신년(The Jewish New Year)
심판의 날(The Day of Judgement)
회상의 날(The Day of Remembrance)
양각나팔 부는 날(The Day of Shofar Blowing)

로쉬 하샤나는 유대교의 두 가지 대축제들(High Holidays) 가운데 한 가지이고, 다른 한 가지는 로쉬 하샤나가 시작된 지 10일 후에 닿는 욤 키푸르(Yom Kippur, 대속죄일)이다. 이들 두 가지 축제들은 대축제기간에 들어있고, 그것이 하나님의 시각에서 회개와 용서를 얻을 기회를 주는 것이므로 유대인월력에 있어서 틀림없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대축제기간에 유대인들은 그들의 영혼을 씻고, 부담 없는 양심과 오는 새해에는 더 잘할 거라는 의도를 가지고 신선하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탈무드에 의하면, 하나님은 티쉬리(Tishri) 월 첫날에 인류를 창조하셨다. 따라서 로쉬 하샤나는 인류의 창조를 기념한다. 그것은 정결과 새로워짐을 위한 시간이요, 용서받을 기회이며, 오점을 씻고 새 출발할 기회이다. 설날축제의 중요성은 그것이 이틀간 지키는 축제란 점에 잘 반영되어 있다. 대부분의 유대인 축제들은 하루만 지켜진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에서 쓰는 달력은 그레고리력(the Gregorian calendar)이다. 교황 그레고리 8세가 1582년에 시작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공식적인 달력이자 전 세계 유대인들이 쓰는 종교달력인 유대인월력은 359년경에 힐렐 2세(Hillel II)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그레고리력이 태양력에 준한다면, 유대인월력은 태양력과 태음력을 모두 준한다. 년(年)은 해와 일치하고, 월(月)은 달과 일치한다.

로쉬 하샤나는 문자적으로 “연두(年頭)”(head of the year)란 뜻이며, 유대인의 신년을 뜻한다. 그러나 설날축제는 유대인월력의 1월 1일에 하지 않고, 7월인 티쉬리 월 1일에 시작한다(역자 주 : 여기서 유대인월력이란 성력을 말한다. 성력으로 신년은 니산월 1일이다. 7월인 티쉬리 월에 설을 쇠는 것은 티쉬리 월 1일이 민력으로 1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쉬 하샤나는 일종의 상징적인 신년이다. (적어도 대부분의 국민이 그날을 신년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것은 실제로 연중 여러 번 있는 신년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이 특별한 신년은 지난해에 지은 죄들을 과거에 묶어 둘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하나님의 용서를 받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로쉬 하샤나는 심판의 날이다. 설날축제의 가장 두드러진 주제들 가운데 한 가지는 상징적인 생명책의 주위를 도는 것이다. 유대인의 삶은 그가 또는 그녀가 회개와 기도와 자비 베풂의 수단을 통해서 대축제기간동안 행실을 고치겠다고 결심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 그것은 중요한 순간이며, 과거의 잘못들을 반성하는 시간이며, 하나님 앞에서 신년에는 동일한 잘못들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시간이다. 그것은 또한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축하이며,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어다보며, 자기 자신의 삶을 진실하게 들어다보며, 행실을 고치겠다는 의식적 결심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선택을 행사함으로써 유대인은 자기 자신이 하나님의 자비를 받을 가치 있는 사람이 되게 한다.  

로쉬 하샤나 때 유대인들은 종종 서로에게 이렇게 인사를 건넨다.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고 인봉되기를 기원합니다.” 대축제기간은 일종의 생명과 죽음, 의와 죄의 선택이며, 회개하는 자들은 생명책에 그들의 이름이 새겨지게 하는 것이며, 그것으로 인해서 좋은 한 해를 약속받는 것이다. 로쉬 하샤나 때 이름들이 ‘생명책’에 기록되고, 10일 후에 있을 욤 키푸르(Yom Kippur, 대속제일) 때 그 책은 인봉된다는 것이 유대인들의 믿음이다. 이들 10일간은 두려움의 날들(the Days of Awe)로 간주된다.

회상의 날로써 로쉬 하샤나는 이삭이 거의 희생될 뻔한 이야기를 회상한다. 유대인 전통은 이 사건이 티쉬리 월 1일에 발생했다고 전한다. 이 사건에 대한 성서 이야기에서 하나님은 이삭의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독생자인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였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랐고, 제단을 쌓았으며, 하나님께 대한 그의 순종과 믿음을 나타내 보이기 위해서 그의 아들을 바칠 준비를 한다. 칼로 아들을 찌르려는 순간에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천사가 아브라함이 이삭을 찌르지 못하도록 막았고, 수풀에 뿔이 걸린 수양 한 마리를 찾게 해주었다. 천사는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대신해서 수양을 바치라고 일러주었다. 그렇게 해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하였다.

그 결과로써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축복하셨다. 이 이야기는 로쉬 하샤나 때 회상되는데, 하나님께 대한 순종은 하나님의 자비를 얻는 길이란 것과 진실로 의로운 자들은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는다는 것을 유대인들에게 기억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며, 그들의 믿음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로쉬 하샤나의 주된 상징들 가운데 마지막은 양각나팔이다. 양각나팔은 속이 빈 수양의 뿔로 만든다. 양각나팔을 부는 날은 몇 가지 함축된 의미들을 갖지만, 적어도 세 가지 폭넓게 인식된 의미들이 있다. 한 가지는 이삭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에 대한 보상으로 이삭의 생명을 보존하신 것을 회상하는 것이며, 이삭을 대신해서 희생된 수양을 기억하는 것이다.

이삭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것 이외에도 양각나팔은 또한 만물의 대관을 마음에 회상하는 것이다. 로쉬 하샤나가 인류창조의 축하이듯이, 또한 인류를 지배하시는 하나님의 왕권을 축하하는 것이다. 양각나팔을 부는 것은 하나님을 인류의 통치자로서 선언하는 것이고 재확인하는 것이다. 양각나팔의 트럼펫 같은 소리는 유대인들의 영혼을 일깨워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무소부재하심과 기도와 회개를 통하여 그분의 자비를 얻기 위한 기회를 일깨우는 데 일조한다.

[사진 설명]

[로쉬 하샤나 때 예루살렘 서쪽 벽에서 기도하는 장면]

[모양과 사이즈가 다양한 양각나팔]

[로쉬 하샤나 예배 때에 회당에서 양각나팔을 부는 장면]

[달콤한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과와 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