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작성일 : 02-08-31 01:21
천국복음의 영향력[마 13:33]
|
|
글쓴이 :
조동호
 조회 : 5,521
|
마태복음 13장 33절에서 예수는 비유로 말씀하시기를,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누룩은 밀가루반죽을 부풀게 하여 부드럽고 먹기 좋은 빵을 만드는데 쓰이는 효모입니다. 누룩이 들어가지 아니한 빵은 말랑말랑하지 아니하고 딱딱한 과자 같아서 먹기가 고약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조상들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했던 일을 상기하기 위해서 일년에 한번 봄철에 일주일간 누룩을 넣지 아니한 음식을 먹습니다. 이 절기를 무교절이라고 부르는데, 부활절 때와 비슷한 시기에 지켜집니다. 무교절 첫날은 유월절이라고 해서 양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머리와 다리와 내장 할 것 없이 모든 부위를 반드시 불에 구워서 먹고, 누룩을 넣지 아니한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습니다. 유월절 식사는 18단계의 종교적 의식을 거치게 되는데, 이 때 사람들은 조상들이 이집트를 서둘러 탈출했어야했던 일을 상기하기 위해서 허리띠를 매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들고 서둘러서 먹습니다. 참고로 유대교의 유월절이나 기독교의 부활절은 둘 다가 죽음을 극복하고 구원을 받았던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할 뿐 아니라, 같은 시기에 지켜지는 최고의 명절이기도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일년에 일주일간 누룩을 넣지 아니한 음식을 먹는 것은 조상들이 겪었던 고난에 동참하고자함입니다. 그만큼 누룩이 들어가지 아니한 빵은 먹기가 고약합니다. 성만찬 때에 누룩을 넣지 않고 밀가루반죽만으로 구어서 주는 얇은 빵 조각은 먹을 때 목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는 누룩을 좋든 나쁘든 간에 강한 영향력이나 전파력을 말씀하고자 할 때에 쓰셨습니다. 나쁜 쪽에 쓰실 때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교훈에 두고 말씀하셨고(마 16:12), 좋은 쪽에 쓰실 때는 누룩비유에서처럼 천국복음에 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보면, 복음이든 율법이든 선이든 악이든 전파력은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좋은 쪽의 영향력보다는 나쁜 쪽의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누룩의 강한 전파력을 나쁜 쪽에서 보고 몇 차례 언급하였습니다. 누룩을 괴악하고 악독하고 묵은 것의 상징으로 보았습니다. 고린도전서 5장 6절과 갈라디아서 5장 9절에서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진다"고 하였고, 고전 5장 7-8절에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떡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괴악하고 악독한 묵은 누룩을 버리고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누룩 없는 떡이 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 13장 33절의 누룩비유에서는 누룩이 천국복음을 상징하고 있고, 천국복음의 강한 전파력이나 영향력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누룩에 관해서 함께 생각하면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누룩은 술을 빚는데 발효제로 쓰입니다. 고문헌에 의하면, 옛적에 우리 조상이 빚었던 술이 600종류가 넘고 제조법이 전해지는 술만도 300여 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고구려는 메주와 누룩의 나라라 할만큼 뛰어난 발효문화를 꽃 피운 나라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6세기 때만 해도 놀라울 정도로 차원 높은 술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한자의 '복'(福)자가 신(神)과 술(酒)이 합쳐서 만들어진 글자란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좋은 술을 빚겠다는 생각은 신에게 좋은 술을 바치겠다는 신앙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술은 오래된 것일수록 맛이 좋고 값이 비쌉니다. 이름 있고 맛좋은 술일수록 일정한 온도에서 오랜 세월 숙성시킨 것들입니다. 우리 나라의 매취순이 5년,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가 12년간 숙성과정을 거친 것으로 압니다. 와인도 마찬가집니다. 와인의 가치는 세월에 대한 값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유럽의 와인들은 얼마나 오래된 것이냐에 따라서 맛과 향과 가격이 달라집니다. 사실 와인, 꼬냑 등의 술은 1년이 지나면 화학적 숙성은 모두 끝난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수십 년은 그 나라의 문화와 혼이 담기는 것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술일수록 단숨에 빚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창고에서 숙성과정을 거쳐야 맛과 향이 뛰어나고 비싼 값에 팔린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상에 산 제물(living sacrifice)로 올라야할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집니다. 단숨에 하나님 보시기에 맛과 향기가 좋고 값비싼 고품위의 신앙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술이라고 해서 다 같은 술이 아니듯이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다 같은 신앙인은 아닐 것입니다. 성경 찬송가 옆구리에 끼고 집회 때마다 찾아다닌 세월이 남들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결국은 기독교인의 맛과 향기와 고품위를 숙성시키는 중요한 과정이 아니겠습니까? 수년 또는 수십 년의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고품위의 그리스도인으로 빚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넉넉하고 안정된 누님 같은 완숙함에 도달하고, 우리의 꿈과 희망이 30배, 60배, 또는 100배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잠 못 이루는 10대 때의 소쩍새의 눈물과 장래가 불확실한 20대 때의 천둥과 먹구름 같은 고생과 불안정한 30대 때의 된서리 같은 온갖 풍상과 역경을 겪게 된다고 서정주 시인이 노래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진 요즘은 오히려 40~50대 직장인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만, 어떻든 완숙한 그리스도인, 성공적인 그리스도인이 되는데도 여름에 닥치는 더위와 태풍 그리고 겨울에 닥치는 면도날 추위와 같은 시련을 피해서 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는 말씀으로만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시간을 초월한 최고의 맛을 가진 포도주를 빚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능력이 아니겠습니까?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자도 있다는 예수의 말씀처럼 보통은 오랜 시간이 지나야 성숙한 사람이 되지만, 복음의 누룩을 받으면 갑자기 변화되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사형수가 변하여 전도자가 되고, 구두쇠가 변하여 사회사업가가 되고, 교만하던 사람이 변하여 겸손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 이런 사람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면주자루의 개똥으로 불리었던 서상륜이 변하여 전도자가 되었는가하면, 마부이자 머슴이었던 김창식이 한국 최초의 목사가 되었고, 보따리 장수 이화춘이 만주교회 개척자로 변신하였고, 맹인 점장이 백사겸이 변하여 전도자가 되었으며, 백정이었던 박성춘은 백정교회를 세워 백정들의 인간해방에 앞장섰습니다.
둘째, 누룩은 빵을 만드는데 쓰는 발효제입니다. 마태복음 13장 33절의 누룩비유는 앞에서 말한 술을 빚는데 쓰는 누룩을 말하기보다는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베이킹 파우더나 이스트(yeast)와 같은 효모를 말합니다.
이스트도 누룩이고 베이킹 파우더도 누룩입니다. 그런데 이스트는 작용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고, 베이킹 파우더는 즉시 작용한다고 합니다. 맛있는 빵을 만들려면 반죽에 이스트를 넣고 부풀도록 오랜 시간 따로 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베이킹 파우더는 밀가루 반죽에 섞어 곧바로 오븐에 넣고 빵을 구워낼 수 있습니다.
누룩의 힘은 강력한 전파력에 있습니다. 이스트나 베이킹 파우더도 마찬가집니다. 예수는 천국복음을 누룩에 비교하였습니다. 누룩이 강한 전파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 천국복음도 강한 전파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성장속도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1995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개신교 기독교인의 숫자는 1985년 전국민의 16%에 해당되는 6백49만 명이었던 것이 1995년에는 전국민의 19.7%에 해당되는 8백76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새에 무려 2백27만 명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러나 개신교의 이런 갑작스런 성장은 질적인 성장이 함께 따라주지 못함으로써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말았습니다. 96~97년 한해동안만 해도 목사가 낀 거액의 절도단이 발각되었고, 주택분양 사기죄에 걸린 목사, 2백여 차례나 음란전화를 건 목사, 법당에서 난동을 부린 목사, 매제를 감금 폭행한 목사 등이 입건되기도 하였습니다.
갑작스런 성장이 가져다주는 폐단은 비단 교회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아일보에 실린 정부수립 50주년 기념특집에 의하면, 58년에 1인당 GNP가 80달러에 불과했던 우리 나라가 IMF체제가 시작되기 이전인 97년에는 10,0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런 경제성장은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를 신호탄으로 그간의 부실이 산업 금융 건설 교육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외환위기다 퇴출이다 구조조정이다 하면서 결국은 1인당 GNP 6,000달러 시대로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천국복음을 뿌린 후에 베이킹 파우더를 사용한 것처럼 성급한 결과를 보려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비록 시간은 조금 걸리더라도 이스트로 부풀려야 맛 좋은 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처럼,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빚어지는데도 긴 세월이 요구됩니다.
죄인이 갑자기 성자나 성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들을 성도라 부르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간주해 주시는 것이지, 우리가 무슨 성자나 성녀이어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인내와 사랑을 가지고 교우들의 성장을 지켜 봐줘야 합니다. 밀가루반죽에 누룩이 들어가면 전체에 퍼지고 말듯이 천국복음이 사람의 마음속에 스며들게되면 반드시 그 사람의 온 몸과 마음과 영으로 퍼지게 되어있습니다. 복음의 효력은 시간의 문제이지, 능력의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누룩의 특징은 내적으로 은밀하게 작용하는데 있습니다. 겨자씨비유가 천국복음의 외적인 성장을 말했다면 누룩비유는 천국복음의 내적인 성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천국복음은 마치 비밀지하조직처럼 사람의 마음속에 은밀스럽게 침투하여 점조직처럼 퍼져나가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지만, 눈에 띄게 달라지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숙성된 술이 값비싸고 맛좋은 것처럼, 베이킹 파우더보다는 이스트로 부풀려야 맛좋은 빵을 만들 수 있듯이, 고품위의 기독교인도 오랜 시간 은밀하게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누룩비유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비록 매우 미약한 존재일지라도 나중에는 크게 발전하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말씀입니다. 또 누룩비유는 그리스도인이 비록 이 사회에서는 아주 작고 또 매우 미약한 존재일지라도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누룩 그 자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말씀입니다. 작은 빛이 어둠을 물리치고, 적은 양의 소금이 음식 맛을 내고, 적은 양의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게 하듯이,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처신을 잘못하면 잘못하는 대로 나쁜 영향력을 끼칠 것이고, 처신을 잘하면 잘 하는 대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모양으로든 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살아야할 누룩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룩이 아주 은밀하고 조용하게 변화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예수도 나팔불지 말고 은밀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드러나지는 않는 곳에서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