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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만 강력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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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7,143 2007.11.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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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만 강력한 힘◀
고대사회에서 남편과 부인의 관계, 자녀와 부모의 관계, 종과 주인의 관계는 모두 주종관계였다. 남편이 부인의 주인이었고, 부모는 자녀의 소유주였으며, 주인은 노예의 소유주였다. 따라서 부인의 목숨은 남편에게, 자녀의 목숨은 부모에게, 노예의 목숨은 주인에게 달려있었다. 그런데 이 엄격한 주종관계를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관계, 평등관계로 바꿔놓은 분이 바울이다. 바울사상의 핵심은 그리스도 안에서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신분과 처지에 관계없이 적어도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에는 어떠한 차별도 개입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불문하고,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들은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들이며, 하나님의 가족이고, 형제와 자매들이란 것이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 26-29절에서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너희가 그리스도께 속한 자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바울은 부조리하고 불의한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개혁을 부르짖거나 혁명을 선동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의 신분과 처지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섬기며, 존중하라고 말씀하셨다. 고린도전서 7장 17절을 보면,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처지대로] 각 사람은 주님께서 나누어 주신 은총의 선물을 따라서 그리고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처지(혹은 신분)대로 살아가십시오. 이것이 내가 모든 교회를 위하여 세운 원칙입니다.” [공동번역]라고 말씀하고 있다.
바울이 개혁이나 혁명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는 예수님의 재림이 임박했다고 믿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무력시위나 폭력에 의하지 않고, 사고전환을 통한 사회변혁을 꾀하였기 때문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 전 로마제국시대에 살았던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다 한 형제요, 자매라고 생각했고, 하나님의 동일한 가족이요, 약속의 유업을 이를 자들이라고 믿었다. 그런 생각이 그리스도인들의 행동을 바꿔놓았고, 습관을 바꿔놓았고, 인격을 바꿔놓았고, 운명을 바꿔놓았다. 기독교는 요란한 혁명을 꾀한 적이 없었지만, 부드럽지만 강력한 형제애와 평등사상으로 불과 300여 년 만에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대제국 로마를 기독교왕국으로 바꿔놓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등사상은 바로 이 기독교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놀라운 힘에 대해서 영국인 역사가 에릭 도즈(Eric R. Dodds)는 그의 책, ꡔ불안시대 속에서의 이교도와 기독교도ꡕ(Pagan and Christian in an Age of Anxie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65)에서 네 가지 이유를 지적하였다. 그 가운데 한 가지가 하나님의 구원에는 남녀노소빈부귀천의 어떠한 차별도 허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무력사용이 아닌, 이 단순한 사상하나로 전 로마인들과 제국의 속주민들의 행동과 습관과 인격과 운명을 바꿔놓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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