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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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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8,572 2009.06.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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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법칙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란 표현을 유서에 남겼듯이, 생로병사, 곧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현상은 자연에 속한 것이고, 자연스런 현상이다. 불교에서는 이 현상을 ‘4고’(四苦)라고 말한다. 생로병사를 ‘고통’으로 이해하는 입장에는 다른 종교들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고통’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패러다임, 곧 진단과 처방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유교에서는 고통의 원인을 ‘7정’(七情)에서 찾고 감정표현의 억제를 처방하고 있다. 불교는 고통의 원인을 ‘욕심’과 ‘집착’에서 찾고, ‘무욕’과 ‘공’(空)을 처방한다. 기독교의 ‘내려놓음’(포기)과 ‘낮아짐’(동일시)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기독교는 고통의 원인을 ‘죄’에서 찾고 있다. ‘죄’는 ‘관계단절’에서 빚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처방은 ‘관계회복’이다. 처방약은 ‘믿음’과 ‘신뢰’이다. 믿음과 신뢰의 바탕은 ‘신실’이다. 신실은 ‘믿을만하다,’ ‘미쁘다,’ ‘약속한 것을 지킨다.’는 뜻이다. 약속을 지키면 신뢰와 믿음이 쌓이고, 믿음이 쌓이면 깨진 관계가 회복된다. 하나님과의 관계, 인간과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가 다 마찬가지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현상은 자연에 속한 것이고,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고통스런 일이다. 따라서 괴롬과 한숨과 눈물의 강을 비껴갈 수 없다.

생로병사 그 자체가 자연의 법칙이다. 자연법칙이 아담타락이후에 생겼는지, 아담타락이전부터 이미 있었는지는 답이 쉽지 않다. 창세기는 아담타락이후에 자연법칙이 생겼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지만, 핵심은 이렇다. ‘피조물’은 그 속성상 영원하지도 완전하지도 않다는 점이다. 시작된 때가 있었던 만큼 반드시 끝날 때가 있다. 피조물의 운명은 언젠가는 죽는 것이다. 생로병사를 피할 수 있는 피조물은 우주상에 아무 것도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타락과 관계없이 피조물은 유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초에는 지금보다 자연환경이 훨씬 깨끗했고, 병원균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동식물의 생존기간이 지금보다는 몇 배나 더 길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주어진 엄연한 법칙은 생로병사를 피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자연의 법칙은 죽음의 법칙이다. 피조물세계의 존재법칙은 빛이 흑암이 되고, 질서가 혼돈해지고, 생명이 죽음이 되는 것이다. 이 자연법칙을 엔트로피 혹은 제2열역학법칙이라고 말한다. 살아있던 것이 죽어가고, 서 있던 것이 넘어지고, 싱싱하던 것이 썩어지고, 새것이 헌 것이 되고, 정돈되어 있던 것이 흐트러지고, 깨끗하던 것이 더러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래서 버려두면 망가진다. 버려둬서 더 좋아지는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연탄이 타고나면 재가 되듯이, 태양도 언젠가는 잿더미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구도 달도 수많은 별도 다 얼어 죽게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이론에 의하면, 태양에너지가 고갈되고 별들이 얼어 죽기 이전에 우주가 팽창을 멈추고 수축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질량의 블랙홀이 생기고, 그 블랙홀에 지구도 달도 별도 삼키게 되고, 혹은 뜨거운 열에 타죽게 된다고 한다. 어떤 이론이 옳든 간에 언젠가는 이 우주가 종국에는 다 죽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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